교통사고 합의금 기준을 모르고 보험사가 내민 첫 제시안에 사인하는 분들을 10년 넘게 지켜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같은 사고라도 항목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수백만 원이 오갑니다.
실제로 12급 진단서 한 장으로 어떤 분은 180만 원을 받고, 어떤 분은 420만 원을 받습니다. 차이는 ‘기준’을 아는가 모르는가에서 갈립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과 법원 실무 기준을 바탕으로 2026년 최신 교통사고 합의금 기준과 계산법, 그리고 실제 협상 단계에서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교통사고 합의금의 구성 항목과 산정 원리
보험사 직원에게 “합의금이 얼마예요?”라고 물으면 대개 ‘총액 하나’만 툭 던집니다. 하지만 그 속을 뜯어보면 최소 네 가지 항목이 섞여 있습니다.
이 네 기둥을 이해하는 순간, 왜 남들보다 덜 받았는지가 보입니다.
합의금을 구성하는 4대 항목
- 치료비: 병원에 직접 지급되므로 합의금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음. 단, 향후치료비는 합의금에 포함.
- 위자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 부상급수(1~14급)와 후유장해율로 결정.
- 휴업손해: 치료 기간 중 일하지 못해 발생한 소득 손실.
- 상실수익액(일실수입): 후유장해가 남았을 때 미래에 상실된 노동력에 대한 보상.
핵심: 위자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휴업손해·향후치료비·상실수익액을 모두 합쳐야 제대로 된 합의금입니다.
약관 기준과 법원 기준은 왜 다를까
같은 사고라도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기준과 법원 소송 기준의 금액이 다릅니다. 약관은 보험사가 먼저 제시하는 ‘최소치’에 가깝고, 법원 기준은 판례가 축적된 ‘적정선’입니다.
예를 들어 휴업손해만 봐도 약관은 실제 손해의 85%, 법원은 100%를 인정합니다. 위자료 역시 법원은 부상 정도와 과실비율에 따라 약관보다 유연하게 산정합니다.
실전 팁
보험사 첫 제시액이 약관 기준보다도 낮다면 협상 여지가 크다는 신호입니다. 반대로 약관 최대치를 이미 제시했다면, 더 받으려면 소송 또는 분쟁조정 절차로 넘어가야 합니다.
항목별 계산 방법과 2026년 기준표
이제 본격적으로 숫자를 뜯어봅니다. 2026년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기준과 실무에서 쓰이는 공식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1) 부상 위자료 — 상해급수별 정액
진단서의 부상명에 따라 1급(최중상)부터 14급(경미)까지 자동 분류됩니다. 약관상 부상 위자료는 급수별 정액입니다.
| 상해급수 | 대표 부상 예시 | 위자료(약관) |
|---|---|---|
| 1급 | 사지마비·중증 뇌손상 | 200만 원 |
| 2급 | 다발성 골절·장기 손상 | 176만 원 |
| 3급 | 척추골절 수술 | 152만 원 |
| 4급 | 대퇴골 골절 | 128만 원 |
| 5급 | 늑골 다발골절 | 75만 원 |
| 6급 | 쇄골·상완골 골절 | 50만 원 |
| 7급 | 요추 염좌 중증 | 40만 원 |
| 8급 | 손가락 골절 | 30만 원 |
| 9급 | 단순 골절 | 25만 원 |
| 10~11급 | 타박상·경추염좌 중등도 | 20만 원 |
| 12~14급 | 단순 염좌·타박상 | 15만 원 |
주의: 위자료는 합의금 전체 중 일부일 뿐입니다. 14급이어도 휴업손해가 붙으면 총액이 올라갑니다.
2) 후유장해 위자료 — 노동능력상실률 기반
치료가 끝났는데도 장해가 남으면 부상 위자료와 별개로 후유장해 위자료가 추가됩니다. 약관상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동능력상실률 50% 이상 · 60세 미만: 4,500만 원 × 상실률 × 85%
- 노동능력상실률 50% 이상 · 60세 이상: 4,000만 원 × 상실률 × 85%
- 가정간호비 지급 대상 · 60세 미만: 8,000만 원 × 상실률 × 85%
- 가정간호비 지급 대상 · 60세 이상: 5,000만 원 × 상실률 × 85%
- 노동능력상실률 50% 미만: 장해율에 따라 50만 원 ~ 400만 원 차등
3) 휴업손해 — 일 못한 기간의 소득
기본 공식은 단순합니다.
휴업손해 = 1일 수입 × 휴업일수 × 85% (약관 기준, 법원은 100%)
무직자·주부·학생도 청구 가능합니다. 이 경우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합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도시일용노임은 대한건설협회가 매년 1월·7월 발표하는 ‘보통인부’ 단가를 기준으로 월 22일을 곱해 산정합니다.
휴업일수 체크포인트
입원일수는 당연히 인정되지만, 통원일수는 보통 0.3~0.5일 환산되거나 실제 치료 시간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서에 ‘안정가료’ 또는 ‘가사노동 불능’ 문구가 명시되어야 유리합니다.
4) 상실수익액 — 미래 소득의 현재가치
후유장해가 남으면 미래에 벌지 못할 소득도 보상됩니다. 공식은 이렇습니다.
상실수익액 = 월 수익 × 노동능력상실률 × 호프만계수
사망 사고는 여기에서 생계비 1/3을 공제합니다. 즉 월 수익 × 2/3 × 호프만계수가 됩니다.
호프만계수는 중간이자를 공제해 장래 소득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수치이며, 상한은 240입니다. 가동연한이 아무리 길어도 240을 넘지 않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은 실무상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기본으로 감정의사가 판정합니다.
5) 향후치료비와 과실상계
합의 후에도 치료가 필요한 성형·재수술·물리치료 등은 향후치료비로 합산됩니다. 의사 소견서와 견적서가 핵심 근거입니다.
마지막으로 과실상계. 내 과실이 20%라면 위에서 계산한 총액에서 20%가 공제됩니다. 단, 치료비는 공제 후 ‘공제 미만분’이 있을 때만 반영되는 구조라 실제 체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섹션 핵심
합의금 = (부상 위자료 + 후유장해 위자료 + 휴업손해 + 상실수익액 + 향후치료비) × (1 − 내 과실비율). 약관 기준과 법원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실제 사례로 보는 합의금 시뮬레이션
숫자를 나열하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보는 세 가지 유형을 시뮬레이션해봤습니다.
사례 A — 경미한 추돌 사고(14급, 직장인)
월 300만 원 직장인이 후방추돌을 당해 경추 염좌 진단 2주, 통원 10회로 치료 종료. 과실 0%.
- 부상 위자료(14급): 15만 원
- 휴업손해: 1일 10만 원 × 환산 5일 × 85% ≈ 42만 원
- 향후치료비(1~2회): 약 20만 원
- 예상 합의금: 약 75~90만 원
보험사가 “합의금 50만 원 드릴게요”라고 하면 휴업손해와 향후치료비가 빠져 있는 겁니다.
사례 B — 다리 골절(6급, 자영업자)
월 수익 400만 원 자영업자가 좌회전 차량과 충돌, 대퇴골 골절로 입원 30일 + 통원 60일. 과실 10%.
- 부상 위자료(6급): 50만 원
- 휴업손해: 1일 약 13만 원 × 60일(환산) × 85% ≈ 663만 원
- 향후치료비(재활·물리치료): 약 200만 원
- 후유장해(5% 가정, 50% 미만 구간): 약 100만 원
- 소계: 약 1,013만 원 → 과실 10% 공제 후 약 911만 원
팁: 자영업자는 매출·세무자료로 실제 소득을 입증해야 휴업손해가 제대로 잡힙니다.
사례 C — 중증 후유장해(노동능력상실률 30%, 40대)
월 수입 500만 원의 40대 근로자가 척추 압박골절로 후유장해 30% 판정. 과실 20%, 가동연한 20년 남음(호프만계수 약 160 적용).
- 부상 위자료(3급 가정): 152만 원
- 후유장해 위자료(50% 미만 구간): 약 250만 원
- 휴업손해(치료기간 6개월): 약 2,550만 원
- 상실수익액: 500만 원 × 30% × 160 = 2억 4,000만 원
- 소계: 약 2억 6,952만 원 → 과실 20% 공제 후 약 2억 1,562만 원
주의
위 수치는 이해를 돕기 위한 추정입니다. 실제 금액은 진단서 문구, 감정의 평가, 가동연한, 적용 이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상해 사고는 반드시 손해사정사나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검토를 받으세요.
합의 진행 단계와 협상 시 주의사항
금액 계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언제·어떻게 합의하느냐입니다.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계산기를 아무리 정확히 두드려도 소용없습니다.
합의 진행 5단계
- 사고 접수 및 치료 집중: 사고 직후 1주일 내 병원 방문, 정확한 진단서 확보. 이 단계에서 합의 얘기를 꺼내는 보험사는 경계해야 합니다.
- 치료 종결 또는 증상 고정: 의사가 “더 이상 치료해도 호전 없음”이라고 판단한 시점. 이때부터 합의 협상 시작.
- 손해 항목별 자료 정리: 진단서, 통원일수, 급여증빙, 세무자료, 향후치료 소견서 수집.
- 보험사 제시안 검토 및 역제안: 항목별 계산을 맞붙여보고, 누락 항목 보완 요구.
- 합의서 작성 및 날인: 합의금 입금 확인 후 서명. 한 번 서명하면 번복 거의 불가능합니다.
협상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5가지
① 너무 빨리 합의하지 말 것. 숨겨진 후유증은 보통 사고 후 3~6개월 사이 드러납니다. 급수가 낮다고 2주 내 합의하면 향후 치료비를 한 푼도 못 받습니다.
② 진단서는 구체적으로. ‘염좌’ 한 줄보다 ‘경추염좌, 4주 안정가료 필요, 일상생활 제한’이 훨씬 유리합니다.
③ 형사합의는 민사와 별개. 중상해·사망 사고에서 가해자 측이 제시하는 형사합의금은 민사 합의금과 별도 항목입니다. 통상 진단 1주당 50만 원 내외, 사망 사고는 500~3,000만 원 수준에서 협의됩니다.
④ 과실비율 재산정 요구. 최초 보험사 주장 과실이 억울하면 손해보험협회 과실비율분쟁심의위원회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⑤ 분쟁조정·소송 카드를 활용.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나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나아가 민사소송까지 갈 수 있음을 인지하고 협상하세요.
기억하세요. 합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게임은 끝납니다.
실전 체크리스트
치료 종결 전 합의 금지 · 진단서 문구 점검 · 휴업손해 입증자료 확보 · 향후치료비 소견서 확보 · 과실비율 이의제기 가능 여부 확인. 이 다섯 가지만 지켜도 평균 20~40% 더 받습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원문은 손해보험협회 자동차보험 포털에서, 과실비율 분쟁은 과실비율 정보포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교통사고 합의금 기준에서 12급과 14급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두 급수 모두 자동차보험 약관상 위자료는 15만 원으로 동일합니다. 다만 12급은 ‘3주 이상’ 진단, 14급은 보통 2주 이내 경미 진단이 많아 휴업손해·향후치료비에서 총 합의금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Q. 전업주부도 휴업손해를 받을 수 있나요?
네,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증빙이 없어도 도시일용노임(보통인부 단가 × 월 22일)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다만 진단서에 ‘가사노동 불능’ 또는 ‘안정가료’ 문구가 있어야 인정 범위가 넓어집니다.
Q. 보험사 첫 제시액보다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나요?
사안마다 다르지만, 실무 경험상 경미 사고는 1.5~2배, 중상해 사고는 2~3배까지 조정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후유장해가 남은 경우 상실수익액 누락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Q. 합의 후에도 치료가 필요하면 추가 청구가 가능한가요?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합의서에 “일체의 추가 청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대신 합의 전에 향후치료비 항목을 넉넉히 포함시키고, 중대한 예상치 못한 후유증이 나타난 경우에 한해 ‘사정변경’ 소송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Q. 형사합의금과 민사 합의금을 동시에 받을 수 있나요?
중상해·사망·뺑소니 등 형사처벌이 따르는 사고라면 두 가지가 별도입니다. 형사합의금은 가해자의 처벌 감경을 위한 것이고, 민사(보험사) 합의금은 실손해 배상입니다. 다만 일부 판례는 형사합의금을 위자료 일부로 공제하는 경우가 있어 합의서 문구를 ‘처벌불원 목적’ 등으로 명확히 해야 합니다.